나는 한때 다이어트를 성공했다는 착각에 빠졌었다. 체중계 숫자는 줄었고, 바지는 헐렁해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몸이 점점 더 무기력해졌고, 조금만 먹어도 살이 금방 다시 찌기 시작했다. 그때 처음 ‘기초대사량’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마주하게 되었다. 단순히 적게 먹는다고 되는 게 아니었고, 내 몸이 ‘스스로 에너지를 얼마나 소모하는가’가 진짜 핵심이었다.
기초대사량이 낮은 상태, 몸이 보내는 신호들
처음엔 그저 피곤함이 쌓였다고 생각했다.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평소 하던 일도 쉽게 지치고, 손발은 늘 차갑고. 그러다 문득 “나 요즘 왜 이렇게 살이 잘 안 빠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도 하고, 식단도 조절했는데 결과가 이상했다. 몸무게는 줄어도 건강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기초대사량이 낮아지면, 내 몸은 에너지 절약 모드로 들어가는 것 같다. 조금만 먹어도 쉽게 저장하고, 활동할 때는 과하게 피로감을 느낀다. 예전엔 30분 걷는 게 산책이었는데, 어느 순간 그게 노동처럼 느껴지는 날이 많아졌다. 나도 모르게 몸이 무거워지고, 체온이 낮아지고, 소화도 느려진 느낌. 다이어트를 했는데, 오히려 덜 건강해졌다는 사실이 서글펐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기초대사량이 낮은 몸’은 매사에 둔하고 예민하며, 쉽게 위축된다고 느꼈다. 겉으로 보기엔 말라 보일 수 있지만, 안에서는 무언가 멈춘 느낌. 그 상태로는 아무리 운동을 해도, 식단을 조절해도, 몸이 쉽게 반응하지 않았다. 나 스스로가 먼저 힘이 나야 뭐든 할 수 있다는 걸 그제야 조금 알 것 같았다.
기초대사량이 높은 사람은 뭔가 다르다
반대로 기초대사량이 높은 사람들을 보면,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에너지가 있다. 가까운 친구 중 한 명이 그랬다. 특별히 마른 것도 아닌데, 늘 밝고 활기차고, 뭐든 열심히 하는 스타일. 처음엔 타고난 성격이라 생각했지만, 같이 인바디를 재보면서 그 이유를 조금은 알게 됐다. 그 친구는 기초대사량 자체가 나보다 훨씬 높았고, 근육량도 많았다. 단순히 운동을 많이 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 그는 늘 잘 먹고, 잘 자고,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오래 끌지 않았다. 자기 몸을 스스로 아끼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랄까. 밥을 먹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고, 피곤하면 잠시 쉬어갈 줄도 알았다. 그런 것들이 오히려 몸의 흐름을 유지시켜주는 것 같았다. 내가 보기엔, 기초대사량이 높은 사람은 ‘에너지가 순환되는 사람’이다. 먹은 음식이 잘 쓰이고, 잠을 자면 회복되고, 움직이면 개운한 상태. 체중이 얼마든, 그게 전부가 아닌 느낌이다. 나도 그런 상태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조금씩 생활 습관을 바꾸기 시작했다.
내 몸의 흐름을 바꾸는 작은 루틴들
정답은 없었다. 인터넷에 떠도는 팁들, 전문가의 조언들 중에서도 나에게 맞는 건 일부뿐이었다. 그래서 시작한 건 아주 사소한 것들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물 한 컵 마시기, 하루 한 번은 단백질 챙기기, 몸이 피곤하면 억지로 운동하지 않기. 처음엔 별 효과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몇 주가 지나자 내 몸도 천천히 반응했다. 가장 먼저 느낀 변화는 피로감의 감소였다. 같은 일을 해도 덜 지치고, 밤에 잠드는 속도도 빨라졌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밥을 먹었는데도 배가 더부룩하지 않고 깔끔하게 소화되는 걸 느꼈다. 그때 알았다. 몸이 움직이기 시작한 거라고. 기초대사량이 숫자로 얼마나 올랐는지는 몰라도, 체감은 분명 달랐다. 지금도 완벽하진 않다. 가끔은 예전처럼 무리하게 굶고 싶은 날도 있고, 운동이 귀찮은 날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제는 안다. 내 몸을 억지로 조이는 게 아니라, 흐름을 만들어주는 방식이 더 오래간다는 걸. 기초대사량은 결국 ‘내 몸이 얼마나 살아있느냐’를 보여주는 지표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제는 체중이 아닌, 내 일상 속 활력으로 건강을 가늠하려고 한다. 숫자에 속지 말고, 몸이 들려주는 작은 신호들을 듣는 것. 그게 진짜 나를 위한 시작이었고, 앞으로도 계속 지켜가고 싶은 루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