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한 건 20살, 성인이 되고서부터였다. 활동적인 걸 좋아했는데, 부모님이 운동을 시켜주지 않았다. 아주 어릴 때 발레 같은 걸 해본 거 말고는 없었는데, 그래서 그냥 성인이 되어서는 하고 싶었던 운동을 실컷 했다. 홈트, 등산, 수영, 헬스, 요가, 플라잉요가, 필라테스, 폴댄스, EMS, 클라이밍, 서핑.. 또 뭐 해봤더라?
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헬스장에 등록하는 순간, 우리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첫날은 의욕적으로 운동하지만, 점점 출석일이 줄어들고 한 달도 안 되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운동을 꾸준히 지속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습관을 유지하는 걸까?
운동을 ‘해야 할 일’이 아닌 ‘삶의 일부’로 만들자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해야 하는 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운동을 의무감으로 만들고, 결국 포기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운동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운동을 해야 한다"가 아니라 "나는 운동하는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운동을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정체성을 ‘운동하는 사람’으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침에 양치를 하듯이 자연스럽게 운동을 생활 속에 녹여보자.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자
운동을 시작할 때 가장 흔한 실수 중 하나가 ‘욕심’이다. 갑자기 하루에 2시간씩 헬스장에 가거나, 강도 높은 운동을 시작하면 몸이 피로해지고, 결국 포기하게 된다.
꾸준한 운동을 위해서는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루 10~15분씩 짧게라도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면 운동이 부담스럽지 않게 된다. 예를 들어, ‘매일 푸쉬업 10개’, ‘출근 전에 스트레칭 5분’ 같은 작은 목표부터 시작하자.
또, 1년 등록하는 게 저렴하다고 무작정 1년 등록을 하지 말자. 나는 헬스장을 처음 다니기 시작할 때, 돈이 좀 아까워도 꼭 한 달씩만 등록했다. 1개월씩 6개월 정도를 유지했고, 그 후에 3개월 등록, 6개월 등록, 그리고 헬스 6년차가 된 지금은 1년씩 등록하고 있다. 90일 꾸준히 하면 습관이 하나 생긴다고도 하지만 나는 그 말을 믿지 않는 편이다. 습관은 또 다른 습관이 하나 둘 쌓이기 시작하면 또 쉽게 무너지기 때문에 조금씩 자주 할 수 있는 습관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환경'부터 조성해야 한다.
‘완벽한 계획’보다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우자
많은 사람들이 운동 계획을 세울 때 "주 5회 헬스장 가기", "매일 1시간 유산소" 같은 이상적인 목표를 세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지키기는 어렵다. 너무 빡빡한 계획은 작심삼일의 지름길이다.
대신 실천 가능한 목표를 세우자. 예를 들어 "일주일에 3번, 30분씩 운동하기" 같은 현실적인 목표가 훨씬 효과적이다. 운동을 완벽하게 하려는 강박보다 ‘꾸준함’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헬스장을 꾸준히 가기로 했던 건 '이별'이라는 큰 이슈 때문이었다. 그 전에도 늘 운동을 하기는 했지만. 술을 마시고 친구들을 만나면서 시간을 헛되게 쓰고 싶지 않았다. 잘 살고 싶었고, 다이어트도 해야 했었고. 그래서 운동을 꾸준히 해보자, 쉽게 포기하지 말고 조금씩 꾸준히 해보자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울고 싶을 때, 뭔가를 해야겠을 때는 더 헬스장을 찾아갔다. 슬퍼질 땐 러닝머신에 올라서 강도를 높였다. 그럼 힘들어서 아무 생각도 안 나고, 눈물도 나지 않았다.
그렇게 운동을 하다 보면 점점 트레이너들이 내게 관심을 갖는다. 그럼 또 운동을 하나 둘 배울 기회가 생겼다.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 스쿼트까지. 3대 운동을 알려주기 시작했고, PT를 받기 시작했다. 다이어트 때문이 아니라 운동을 배우고 싶어서, 배우는 게 재미있어서 PT를 등록했고, 하 또 배우니까 재밌었다. 새로운 걸 알게 되니까 재밌어서 또 하고, 배운 거 복습한다고 또 하고, 몸에 익을 때까지 해야겠다 싶어서 또 했다. 나중에는 친구들이 같이 하자고 해서 하고. 꾸준히 하려고 들면 꾸준히 할 방법이 생긴다.
‘운동 가는 것’ 자체를 목표로 설정하자
운동을 지속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목표를 낮추는 것’이다. 가령, 헬스장에 가서 1시간 운동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줄이고, 단순히 ‘운동복을 입고 헬스장에 가기’만을 목표로 삼아보자.
운동을 하러 가는 것 자체를 습관으로 만들면, 가서 실제로 운동을 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헬스장에 가서 5분만 러닝머신을 뛰자’라고 생각하면, 막상 도착해서 5분만 하고 집에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작은 목표를 실천하는 것이 꾸준한 운동의 시작이다.
운동을 재미있게 만들자
운동이 지겹다면 꾸준히 할 수 없다. 운동을 지속하는 사람들은 각자 나름의 방법으로 운동을 재미있게 만든다. 예를 들어:
-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운동하기: 신나는 음악이 운동을 더 즐겁게 만들어준다.
- 함께 운동할 파트너 찾기: 친구와 함께하면 운동을 빼먹기 어려워진다.
- 운동을 게임처럼 만들기: 예를 들어, "이번 주에 10km 달리기 도전!" 같은 목표를 설정하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 다양한 운동 시도하기: 헬스장만 고집하지 말고, 필라테스, 클라이밍, 복싱 등 색다른 운동을 해보자.
운동이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즐거운 경험이 되도록 만들어야 오래 지속할 수 있다.
운동을 기록하고, 변화를 시각적으로 확인하자
운동을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작은 변화들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을 해도 당장 몸이 변하는 것을 보기 어렵기 때문에, 기록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필요하다.
운동 기록을 남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 운동 일지 작성: 오늘 어떤 운동을 했는지 간단히 기록해두자.
- 사진으로 몸의 변화를 기록: 2~3주 단위로 사진을 찍어 비교하면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 피트니스 앱 활용: 러닝 거리, 칼로리 소모 등을 수치로 확인하면 동기부여가 된다.
꾸준히 기록하다 보면, 운동을 멈추기가 더 어려워진다. ‘여기까지 해왔는데, 포기하기 아깝다’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운동 기록 어플도 많기는 하지만, 나는 기억을 잘 못한다고 생각해서 메모하는 습관이 있는데, 운동 일지도 그렇게 썼다. 운동 일지도 썼고, 운동계획표도 썼다. 요일별 루틴을 만들어 적어두고 썼다.
운동을 못한 날에도 자책하지 말자
사람들은 운동 계획을 세우고, 한두 번 빠지면 "난 역시 작심삼일이야"라고 자책하며 아예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꾸준한 운동은 단기 레이스가 아니라 장기적인 과정이다.
운동을 못한 날이 있더라도 스스로를 탓하지 말고, 다음 날 다시 시작하면 된다. 운동은 완벽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꾸준한 운동을 위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특별한 의지력이 강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운동을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의 일부’로 만들어갔기 때문에 지속할 수 있었다.
운동을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작은 목표부터 시작하고, 재미를 찾으며, 자책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운동을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즐기는 것’으로 바꿔보자. 그러면 어느새 운동이 습관이 되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