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를 만큼 바쁜 직장 생활 속에서 식사를 챙긴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20~30대 직장인이라면 일에 적응하고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느라, 건강보다는 일이 우선순위가 되기 마련이다. 나 역시 그런 시기를 지나오며 건강한 식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뒤늦게 깨달은 사람 중 한 명이다. ‘대충 굶거나 배달 음식 시키면 되지’라고 생각했던 그 시절의 내가 지금 생각하면 조금 아쉽다. 이 글은 그러한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슷한 고민을 가진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성한다.
아침을 거르던 나, 그 후의 피로감
나는 한동안 아침을 거의 먹지 않았다. 주된 이유는 늘 늦잠을 자서 시간에 쫓기기 때문이었다. 출근 준비만 겨우 마치고 집을 나서면 어느새 오전 11시가 되곤 했다. 그 시간이 되면 머리가 멍하고, 아무리 커피를 마셔도 집중이 잘되지 않는다는 걸 느끼곤 했다. 아침 식사를 거르면서 가장 크게 느낀 문제는 에너지 저하였다. 몸이 무거운 느낌을 넘어서 뇌에 연료가 공급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억지로라도 바나나나 삶은 달걀 같은 간단한 음식이라도 챙겨 먹기로 했다. 그렇게 실천하자 생각보다 빠르게 변화가 느껴졌다. 오전 회의 시간에도 졸지 않고 의견을 낼 수 있었고, 무기력함이 확실히 줄어들었다. 물론 아직도 바쁜 날에는 아침을 거를 때가 있지만, 가능한 한 챙기자는 의식 자체가 생활을 다르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식사 시간을 정하지 못하더라도 작은 습관 하나로도 에너지 흐름이 달라진다는 것을 몸소 체감한다.
외식, 배달, 간편식의 연속이 만든 내 몸의 변화
회사 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 나는 거의 매일 점심을 외식이나 배달로 해결했다. 배달 앱은 늘 켜져 있었고, 간편식은 내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그 당시엔 편리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에 이런 식습관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자 몸이 무겁고 피부 트러블이 생기며 살도 조금씩 찌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특히 점심에 배달 음식을 먹은 날은 오후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을 경험했다.
그러한 경험을 통해 식습관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굳이 대단한 건강식을 먹지 않더라도 작은 선택의 차이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국물은 남기고, 밀가루보다는 쌀 위주의 식사를 하며, 하루 한 끼 정도는 도시락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도시락은 그다지 복잡한 것이 아니었고, 전날 저녁 반찬을 덜어 두거나 간단한 김밥류를 준비하는 정도였다. 내가 직접 준비한 음식을 먹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루가 조금 더 안정적으로 느껴졌다. 이후에도 배달 음식을 시킬 때 샐러드를 함께 주문하거나, 최소한 영양의 균형을 고민하는 습관이 생겼다.
내게 맞는 식사 루틴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모든 사람에게 맞는 식사 방식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나에게 맞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지나치게 규칙을 세우기보다는 ‘무리하지 않고, 가능한 선에서 챙긴다’는 원칙을 세웠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을 먹어야 한다는 강박보다는, 중간중간 에너지를 보충하는 식의 유연한 방식이 나에게는 더 잘 맞았다.
오전에는 아몬드 한 줌, 오후에는 무가당 두유나 삶은 달걀을 먹는 식으로 간식 타임을 활용하니 폭식을 줄일 수 있었고, 업무에 집중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요즘 편의점에서도 꽤 괜찮은 건강식 제품들을 찾아볼 수 있다. 나트륨이 낮은 도시락이나 닭가슴살 샐러드처럼 간단하면서도 비교적 균형 잡힌 제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오늘은 뭘 먹을까?’라는 질문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사소해 보이는 고민이지만, 결국 건강한 삶을 위한 시작점이 된다.
식습관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멋진 식단표나 비싼 건강식품보다는, 내가 지금 뭘 먹고 있는지 의식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나도 그런 자각을 하게 되는 데에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조금씩 신경을 쓰고 실천하려고 한다. 하루 종일 바쁜 삶 속에서도 ‘내가 지금 먹는 것이 내 몸에 어떤 영향을 줄까?’라는 질문을 해본 적이 있다면, 이미 식습관은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변화는 작아도 상관없다. 중요한 건 그것을 꾸준히 이어가는 태도라고 믿는다.